"너만 없었으면" 엄마의 폭언…'우울증' 아들 "나 죽으면 돈 많이 나올테니"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1.07 06:0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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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은 2025년 새해를 맞아 가족 상담 특집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주인공으로는 어린 시절 과거가 온통 어둠이었다는 34세 아들과 아들이 말한 과거가 백지처럼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는 58세 엄마, '흑백 가족'이 등장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이어 "초등학교 4학년 때 우연히 엄마 일기를 봤다. 처음에는 저를 지우려고 했는데 (임신 중절에) 실패해서 낳았다더라. 자라면서 매일 들었던 소리가 '너만 없었으면 이렇게 안 살았다'였다. 항상 사과는 받았지만, 매번 사과하고 또 그러니까 못 믿겠더라. '내가 잘못 태어났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아들은 어린 시절 들은 엄마의 막말이 생생하다며 "'공부라도 좀 할 줄 알아서 키워놨더니 나가서 XX 쓰레기 XX야'라더라. 어린 제가 견디기에는 상처가 된 말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부모님의) 싸움이 되게 잦은 집이었다. 돈 때문에 싸우고, 아빠라는 사람이 바람을 나서 집을 나간 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이혼 후) 엄마가 힘들어했었고 화가 나면 한결같이 제 존재를 부정하는 말들이었다. '너 때문에 이러고 산다' '너만 없었으면 안 이러고 살았다'였다"고 말했다.
이어 "홀로 자신을 키운 엄마가 힘들 걸 알기 때문에 최대한 엄마한테 힘이 되는 착한 아들이 되려고 애썼다"고 했다.
중학교 내내 12번 시험을 전부 100점을 맞을 정도로 평소 공부를 잘했던 아들은 명문대를 목표로 했지만, 수능을 망쳐버렸다고.
아들은 "수능 시험을 마친 뒤 기다리고 있던 엄마한테 '미안해요, 나 망한 것 같아. 평소보다 점수 안 나올 거 같아'라고 했는데, '고생했다'는 말 들을 줄 알았는데 '너 때문에 친척들 볼 낯이 없다, 나가서 차에 치여 XX 버려라'라는 말을 들었다"고 해 충격을 안겼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내가 느낀 바로는 (남들이 내게) 좋은 말을 하면 거짓말처럼 느껴지고 나쁜 말을 하면 진심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이젠 조금만 스트레스를 받아도 몸이 아파진다. 사람을 만나는 게 부담스럽고 무섭다"고 아픔을 털어놨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이를 지켜보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존재 부정, 나쁜 피, 엄마로서 받은 폭언. 이런 것들이 꽤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아들의 우울증이 굉장히 심하다.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을 한 지 2년이 넘었는데 역대 출연자 중 우울증 지수가 가장 높다"고 우려했다.
문제는 엄마가 자신의 막말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제 기억에는 저는 사랑한다, 응원하고 믿는다는 말도 많이 했다. 네가 행복하고 즐거운 일 하라고도 했었는데 그런 적 없다고 하니까 정말 마음이 섭섭하다"고 토로했다.
엄마는 수능 날 했다는 충격적인 수위의 발언도 기억하지 못했다.
엄마는 "수능 망쳤다고 심드렁했던 얼굴만 기억에 있다. (발언은) 기억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들은 "하나도 맞는 게 없다. '네가 그럴 줄 알았다. 네가 잘하는 게 뭐가 있냐'고 했다. 항상 들은 건 비난과 힐난이었다. 20대가 넘어서 엄마한테도 세 번 넘게 얘기했는데 기억 못 한다고 한다"고 반박했다.
아들은 "엄마가 힘들 때 막말했다. 특히 화났을 때"라며 "막말이 진심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30년 넘게 일관되게 막말을 듣다 보니 그게 진심이라 느껴진다"고 했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
심지어 트라우마로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는 아들의 고백에도 "솔직히 네가 목숨으로 날 겁박하는 것 같아서 무서웠다. 네가 힘들다고 저렇게까지 나를 괴롭히나 그렇게 생각했다. 엄마가 겁났던 건 몰라주냐"고 받아쳐 아들을 절망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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