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억 집 지켜야해"…父 구출 후 불 끄다 고립된 美배우, 극적 탈출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1.10 22:28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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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세바스찬 해리슨 인스타그램 |
9일(현지시간, 이하 동일) 미러 US,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해외 매체에 따르면, 미국 배우 세바스찬 해리슨(59)은 지난 7일 밤 화재가 시작된 당시 LA 말리부에 있는 자택으로 달려갔다. 그는 해당 저택을 2010년 240만달러(약 35억원)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슨은 아버지 리처드 해리슨(89)을 먼저 구출했다. 이후 대피령이 떨어져 수만명의 주민들이 대피했지만, 해리슨은 자기 재산을 지키겠다며 명령을 무시했다.
해리슨은 호스를 잡고 물을 끌어와 지붕에 뿌리는가 하면, 야외 정원에 있던 가구들을 모두 치우는 등 고군분투했다. 그러나 불길은 더 거세졌고 결국 해리슨은 집에서 탈출하기로 결정했다.
해리슨은 차를 타고 빠져나가려 했으나 갑자기 불어온 돌풍으로 불이 거세져 공포를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아내와 함께 아름답게 꾸몄던 저택이 불에 타들어 가는 모습을 보며 "지옥, 지옥이었다. 불꽃과 연기 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설상가상 차의 시동이 걸리지 않자 그는 차를 빠져나와 바위 뒤에 몸을 숨기고 고립된 자기 모습을 영상으로 촬영해 SNS(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영상에는 거세게 타오르는 주황빛 불길과 자욱한 연기가 가득했다. 그는 "필요하다면 바다로 뛰어들 준비가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리슨은 자신의 자가용 중 작동하는 차를 찾았고 무사히 현장을 탈출했다. 그는 아내의 신고로 출동한 현지 소방 당국과 접촉해 겨우 구조됐다. 구조 당시 해리슨의 차에는 불이 붙어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해리슨은 미국 B급 영화계의 베테랑 배우인 리처드 해리슨의 아들이다. 이탈리아 로마 출생의 미국인인 해리슨은 B급, 혹은 소자본 독립 영화에 주로 출연해왔다. 현재 지역 무선 통신사업체 '셀룰러 어브로드'를 이끄는 대표이기도 하다.
CNN과 로이터, AP 통신 등에 따르면 현재까지 화마가 집어삼킨 면적은 약 145㎢로 여의도 면적(2.9㎢) 50배에 달한다. 산불로 인해 13만명이 대피, 최소 10명이 사망했으며 패리스 힐튼, 앤서니 홉킨스, 벤 애플렉 등 할리우드 스타들의 집을 포함해 최소 1만채의 건물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거주 중이던 전 야구선수 박찬호 역시 현지에 있던 자택이 전소돼 근처 호텔에서 지내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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