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CEO 이순실 "탈북하다 3살 딸 인신매매 당해…팔려 갔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1.17 09:12  |  조회 25077
탈북민 출신 요리사 이순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탈북민 출신 요리사 이순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탈북민 출신 요리사 이순실이 인신매매단에게 딸을 빼앗긴 안타까운 사연을 고백했다.

지난 16일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는 요리사 이순실, 신계숙이 출연해 배우 박원숙, 가수 혜은이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이날 방송에서 이순실은 험난했던 탈북 과정을 전했다.

이순실은 "29살 때부터 꽃제비 하면서 41살까지 10년 동안 8번 동안 북송당하고 9번 만에 왔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는 "잡히면 감옥에 간다. 보위부 감옥에서 매일 맞는 게 일이었다. 손바닥도 다 그때 찢어진 것"이라며 코바늘로 고문당했다는 손바닥과 가슴 등 온몸 곳곳에 남아 있는 고문 흔적을 보여줬다. 그러면서 "보이는 게 무기다. 여자들 벌거벗겨놓고 때리고 그랬다. 끔찍했다"고 털어놨다.

이순실은 반복된 탈북 시도로 경찰에 잡힌 뒤, 오빠 친구와 결혼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북한 여자들은 시집갈 때 시부모님 속옷, 이불, 그릇까지 혼수를 장만하는데 난 빈손으로 갔다. 내가 입을 속옷도 없었다. 대낮에 가면 집안 망신이니까 밤에 갔는데 시누이가 '빈손이네'라고 면박을 줬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도 처음엔 오빠 친구니까 멸시를 안 했는데, 1주일 지나니까 집에 먹을 게 없더라. 그러니 가난 화풀이를 나한테 했다. 시누이도 뺨을 때렸다"며 결국 집을 나오게 됐다고 했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이순실은 가출 후에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며 "임신도 달갑지 않았다. 아이를 낳으면 뭐로 먹여 살리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도 "그래도 낳아야 하니 어쩌냐. 기차역 보일러실에 비닐 깔고 앉아서 오들오들 떨면서 혼자 진통을 겪으며 아이를 낳았다. 지나가던 할머니가 지켜봐 줬다. 출산 후 아기 감싸줄 옷도 없어서 할머니가 앞치마로 싸줬다"고 힘들었던 순간을 기억했다.

산후 출혈도 있었지만 이를 막을 천 조각 하나 없었다는 이순실은 이후 갓난 딸을 안고 구걸에 나섰다고 했다.

그는 "딸을 살리려고 시장에서 3년을 구걸하며 살았다. 내가 구걸하는 걸 아이가 안다. 아이를 업고 있으면 음식 달라고 막 몸부림친다. 그걸 본 사람들이 사탕이라도 깨서 아이 입에 넣어주면 이걸 안 먹고 사람이 지나간 후에 내 입에 넣어줬다"고 했다.

이순실은 "아이에게 이런 굶주림을 물려주면 안 되겠다 싶었다"며 탈북을 결심한 계기를 고백했다.

이순실은 어린아이를 업고 강을 건너 탈북했지만, 중국 강변에서 인신매매꾼들을 만나고 말았다고.

그는 "우리를 개미처럼 잡아서 아이랑 저를 분리했다. 아이 때문에 강을 넘어온 건데 빼앗겼다. 내 앞에서 장날 토끼, 강아지 팔듯이 인신매매꾼들끼리 아이를 흥정하더라. 난 중국 돈 5000원(한화 약 40만원), 아기는 3000원(한화 약 18만원)에 팔렸다. 아기는 누군가 데리고 택시 타고 달아났고, 난 산둥으로 팔려 갔다. 그 후로는 모른다. 정신병자처럼 살았다"고 털어놨다.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사진=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방송 화면
이야기를 듣던 박원숙과 혜은이는 안타까움에 오열했다.

이순실은 "선생님들은 (이야기를 듣고) 눈물을 흘리지 않냐. 근데 난 눈물도 말랐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어디 있든 내 새끼 살아만 있게만 해달라고 빌 뿐이다. (딸을 수소문해줄) 브로커들에게도 사기 엄청 당했다. 근데 포기 못 한다, 아이가 살아있다면 이젠 20대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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