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까 미쳤다, 말투 폭력적"…故 오요안나 일기에 가해자 언급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1.31 18:01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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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사망한 MBC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진=오요안나 인스타그램 |
31일 YTN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지난해 7월 16일 작성한 일기에 "억까(억지로 까 내리는 것) 미쳤다. A는 말투가 너무 폭력적"이라고 썼다. 이어 "(새벽) 4시부터 일어나 10시 45분 특보까지 마쳤다. 그 와중에 억까"라며 "진짜 열 받음"이라고 적었다.
고인이 일기장에 언급한 A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기상캐스터로 알려졌다.
오요안나의 유족은 YTN과의 인터뷰에서 "A씨를 상대로 지난달 23일 직장 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며 "가해자는 4명이다. 최소한의 방법으로 1명에게 책임을 묻고 사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전했다.
논란이 되는 'MBC 기상캐스터 4인 단톡방'은 고인이 2022년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즈음 생겼고, 이 대화방이 만들어진 이후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는 것이 유족의 주장이다. 해당 대화방에는 고인과 고인의 동기인 기상캐스터를 제외한 나머지 기상캐스터가 참여했다.
고인의 휴대폰에는 원고지 17장(약 2750자)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으며, 고인을 언급한 '4인 단톡방' 대화 내용이 찍힌 사진들도 담겨있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유족은 "(고인이) 수많은 구조 요청을 주변에 해왔는데,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죽음을 결심하고 데이터(카톡, 녹음 기록 등)를 (휴대폰에) 저장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살아 있으면 이걸 알릴 방법이 없으니까 죽어서라도 알리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했다.
오요안나는 2019년 전국춘향선발대회에서 '숙'(淑)에 당선된 후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에 합격했다. 이후 방송 활동을 이어온 고인은 지난해 9월 향년 28세로 세상을 떠났다.
최근까지도 부고 소식을 비롯해 사인이 알려지지 않았으나 유족이 고인의 휴대폰에서 동료 기상캐스터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발견하면서 해당 사실이 알려졌다.
괴롭힘 의혹에 대해 MBC 측은 "고인이 고충을 담당 부서나 관리자에게 직접 알린 적은 없다"며 유족이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유족은 "MBC는 어떻게 자기 직원이 사망한 일을 모를 수가 있나. (직원 사망을 알리는) 부고도 없었다"며 "신고는 원치 않는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진실이다. 가해자들이 사과하고, MBC도 스스로 조사해서 진심 어린 사과 방송을 해주길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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