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날 봐" 실연당한 男, 군인 찌르고 총 탈취…사형→징역 15년 '공분'[뉴스속오늘]
2007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4.03 06:0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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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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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 범인 조영국이 현장검증을 하는 모습. /사진=E채널 '용감한 형사들' 방송 화면 캡처 |
20세 두 군인을 차로 친 뒤 흉기로 찔러 그중 한명을 사망케 한 조씨는 다량의 군 무기를 훔쳐 달아났다.
조씨는 살인과 더불어 테러를 저지를 수 있을 정도의 무기 탈취를 저지르고 수개월 전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이 밝혀졌음에도 이후 "살해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재판부의 판결에 따라 15년 감형을 받았다.
실탄 하나만 사라져도 부대 발칵 뒤집히는데…해병대 총기 탈취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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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 범인 조영국이 훔친 무기들. /사진=SBS '8뉴스' 방송화면 |
두 군인을 친 SUV(스포츠유틸리티 차량) 앞면에는 '캥거루 범퍼'라는 범퍼 보호대가 달려 있었다. 범퍼 보호대를 한 차량이 사람을 칠 경우 보호대를 달지 않은 차량보다 9배나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차량에 치인 박 일병은 도로 옆 갯벌로 곤두박질쳤고 이 병장은 도로에 쓰러졌다. 조씨(당시 35세)는 차에서 내린 뒤 이 병장에게 접근, 소총 탈취를 시도했다. 이 병장이 조씨의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내리치며 완강히 저항하자, 조씨는 길이 20㎝의 흉기를 꺼내 마구 휘둘러 중상을 입히고 총을 빼앗았다.
이어 조씨는 쓰러져 있던 박 일병도 흉기로 일곱차례 찔렀다. 심한 부상으로 인해 박 일병은 현장에서 숨을 거뒀고 조씨는 무기를 챙겨 달아났다.
조씨가 훔친 무기는 K2 소총 1정과 실탄 75발, 유탄 6발, 살상반경이 15m인 수류탄 등이었다. 군부대는 발칵 뒤집혔고 사고 50여 분 만인 오후 6시30분 경 인천 강화·경기 김포·일산 일대에 최고 경계 태세인 진돗개 하나가 발령됐다. 하지만 조씨는 차량을 태우고 종적을 감췄다.
사건 6일 만에 검거…헤어진 여자친구에게 '파멸한 나' 보여주려 범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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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강화도 해병대 총기 탈취 사건 범인 조영국의 자필편지. /사진=E채널 '용감한 형사들' 방송 화면 캡처 |
군경합동수사본부는 목격자와 생존 병사의 증언 등을 토대로 몽타주를 작성하고 전국에 공개수배했다. 언론에 사건이 대대적으로 보도되자 조씨는 잠적 후 도피를 시작했다. 경찰은 범인 도주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고, 한발 늦은 대처에 질타받았다.
사건 발생 5일 만인 12월11일. 부산 연제구 우체통에서 '경찰서로 보내주세요' '총기 탈취범입니다'라고 적힌 편지가 발견되면서 사건은 전환을 맞았다. 편지 적힌 장소에서 무기를 회수한 경찰은 편지에 남은 조씨의 지문을 정밀 감식해 신원을 특정했다.
다음날 12일 경찰은 조씨 친구의 도움으로 서울에 숨어 있던 조씨를 검거했다. 사건 발생 6일 만이었다.
당초 조씨는 특수부대나 해병대 전역자일 가능성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군 포병으로 제대한 뒤 귀금속 세공업과 인테리어업에 종사했으며 별다른 전과도 없는 인물이었다.
조씨는 "애인과 지난 9월 헤어진 뒤 다시 만나 달라고 했지만 거절당하자 내가 파멸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심리적인 고통을 주고 싶었다"라고 범행 동기를 진술했다. 10년간 교제해온 여자친구에게 이별을 통보받자 앙갚음하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
수개월 전 흉기 구입·병사 근무 현황 파악도…그러나 사형→징역 15년 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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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2월 12일 오후 서울 종로 인근에서 검거된 강화 해병대 총기 탈취사건 용의자 조모씨가 서울 용산경찰서로 이송되는 모습./사진=뉴시스 |
범행 중 개머리판에 맞아 앞머리가 찢어지는 부상을 당했던 조씨는 자신의 신원이 노출되는 걸 막기 위해 서울 용산구 자기 집에서 마취도 하지 않은 채 거울을 보며 5㎝가량의 상처를 일반실과 바늘로 6바늘 꿰맨 것으로도 밝혀졌다.
현장검증에서 조씨는 태연하고 뻔뻔하게 흉기로 군인을 찌르는 모습을 재연해 국민적 공분을 샀다.
2008년 4월3일 해병대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사전에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했고 총기탈취 목적 달성을 위해 흉기를 휘두르고 급기야 초병을 살해했다"며 사형을 선고했다. 군 무기를 탈취하고 군인을 해쳤기 때문에 초병살해, 군용물강도살인, 초병상해, 군용물강도상해 등의 군법을 적용했다.
조씨의 항소로 열린 2심에서 고등군사법원은 조씨가 병사들과 충돌 시 브레이크를 밟았고 처음부터 흉기를 사용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초병살해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을 파기,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자들이 초병인지 인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초병살인죄가 아닌 일반살인죄를 적용했다. 이후 피고인과 군검찰 쌍방이 상고했으나 기각됐고 대법원은 같은해 12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조씨는 2022년 12월11일 만기 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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