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만 넷" 남자 계속 바꾸던 엄마 '돌연사'…딸은 '학대 트라우마'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4.15 09:20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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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돌연사 이후에도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20대 사연자가 극복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
지난 14일 방송된 KBS Joy 예능 프로그램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아동 학대 트라우마로 고통받고 있다는 28세 사연자가 이모와 함께 출연해 조언을 구했다.
이날 방송에서 사연자는 사연을 털어놓기 전부터 "죄송한데 약 먹고 시작하면 안 되냐"며 안절부절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약 복용 후에야 안정을 찾은 사연자는 "20살 초에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에게 당했던 아동 학대 트라우마 때문에 아직 극복을 못 하고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트라우마를 털어내고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살 수 있을까"라며 조언을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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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돌연사 이후에도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20대 사연자가 극복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
사연자의 형제 관계도 복잡했다. 얼굴을 모르는 첫 번째 새아버지와 엄마 사이에 태어난 이복동생이 있지만, 태어나자마자 절에 보내졌고, 마지막 새아버지와 엄마가 낳은 이복동생은 엄마 사망 이후 본인 친아버지와 살고 있다고 했다.
사연자는 "박 씨 성을 준 아빠가 두 번째 새아빠다. 저는 친아빠라고 믿고 있었다. 아빠가 있을 때는 저를 막아줬는데 아빠가 없으면 엄마가 (나를) 방치하고 밥도 안 주고 며칠씩 집을 비웠다"고 털어놨다.
이후 돌연 사연자의 엄마는 두 번째 새아빠와 이혼 후 새로운 동거남과 살기 시작했다고.
사연자는 초등학교 3~4학년 때 일이라며 "(동거남이) 제가 말을 안 듣는다고 추운 겨울밤에 속옷만 입혀서 옥상에 끌고 올라갔다. 제가 잘못했다고 하면 데리고 내려왔다"며 "엄마는 그걸 보고도 네가 잘못해서, 못해서 혼난 거라고 했다"고 전했다.
사연자는 11살쯤에 채팅으로 엄마와 만난 세 번째 새아빠와 살게 됐다고. 사연자의 이모는 "두 사람 사이에 아이가 태어나면서 차별과 학대가 시작됐다"고 전했다.
사연자는 갑자기 보육원에 보내졌고, 당시 그는 "'드디어 버림받는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중1까지 2년 정도 보육원 생활을 한 사연자는 "'집안일과 동생 육아를 돕는다, 분란 일으키지 않겠다'는 각서를 썼다. 그리고 나서야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연자에 대한 학대는 계속됐다. 그는 "방에 가둬놓고 때리고 머리끄덩이, 싸대기는 기본"이라며 "동생 육아도 해야 했고, 엄마 몸이 안 좋다고 하면 학교도 뒷전으로 하고 달려가서 집안일을 했고 육아 우울증이 왔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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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돌연사 이후에도 학대로 인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20대 사연자가 극복을 위한 조언을 구했다. /사진=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 방송 화면 |
사연자 어머니는 39세에 돌연사했고, 이후 사연자는 이모 집에서 생활을 시작하게 됐고 정신과 질환이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계속 잠을 못 잤다. 눈앞에 엄마가 보였다. 엄마가 내게 손가락질하면서 '내가 죽었는데 네가 살아있어?'라며 귓가에 속삭였다"고 심각했던 증상을 전했다.
이어 "무서워서 핸드폰만 봤다. 끄면 어둠 속에서 누가 지켜보는 것 같았다. 귀에서 (환청이) 들리니 이모가 저를 정신병원에 데려갔다. 그때 처음 조현병 (진단이) 나왔다. 우울증, 불면증, 해가 지날수록 병명이 추가됐다. 지금 해리성 기억 장애 증상이 보인다고 해서 검사 진행 중이다"고 고백했다.
이모는 사연자 엄마인 언니에 대해 "어릴 때부터 놀았다. 매일 사고치고 매일 남자가 바뀌었다"고 기억했다. 이어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일했는데 어느 순간 자기가 대구 국립 대학교 편입 후 졸업했고, 대학원 입학했지만, 너무 힘들어서 졸업 못 했다고, 영사관에서 일했다며 거짓말로 부풀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카에게) '너 아니면 잘 나갔어', '너를 키워서 내가 개고생하는 거다'라고 하거나 본인이 사고 쳐서 아이를 낳았는데 (조카에게) '너 때문에 내 인생이 망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MC 서장훈은 "그나마 안 좋은 기억을 조금이나마 잊고 살 수 있는 방법은 그런 생각들이 조금이라도 덜 나게 네 몸과 머리를 바쁘게 돌려야 한다.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면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더 힘들어진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사연자는 "뭔가 하려고 해봤다"면서도 "'왜 내가 엄마한테 벗어나지 못했지?' 하다가 종착지는 '죽을까?'라고 되니까 안 되겠더라. '나는 젊고, 나는 할 수 있다'면서 밖에 나가면 3개월을 못 버틴다"고 토로했다.
이에 MC 서장훈은 "앞으로 살아가야 할 날이 너무 많다. 과거에 얽매여 있을 때가 아니라 네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훨씬 중요하다. 네가 언제까지 누구를 탓할 수 없다. 앞으로 목표 1년을 잡고 같은 시간에 나가서 일하면서 버텨봐라. 다른 생각하지 말고 그냥 해봐라"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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