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수염의 젊은(?) 재단사, '남포동 닉 우스터' 여용기

[스타일 팔로우<29>]40여년 양복 인생, 젊은 층의 입맛 놓지 않는 그만의 노하우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1.20 08:40  |  조회 31337
SNS 계정 하나쯤은 있는 디지털 시대다. SNS를 통해 나와 같은 시대, 다른 공간에 사는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고 새로운 정보를 얻는다. '핫(HOT) 피플'의 일상 속에서 패션, 뷰티, 라이프 관련 스토리를 접하고 싶다면. 팔로우(Follow) 팔로우(Follow) 팔로우(Follow) '스타일M'.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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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미중년 '닉 우스터([스타일 팔로우] 닉 우스터 편 기사 보기)'가 있다면 우리나라에도 그에 못지 않는 멋쟁이가 있다. 마스터 테일러 여용기가 그 주인공이다.

'남포동 닉 우스터'라는 닉네임으로도 잘 알려진 여용기는 젊은 감각의 맞춤 정장을 선보이는 편집숍 '매료'의 마스터 테일러(재단사)다. 19세에 재단을 시작한 그는 스물 아홉이라는 젊은 나이에 양복점 사장이 됐다. 올해로 63세가 된 그는 원단 위에 40년 가까이 옷과 함께 해온 인생을 수놓는다.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여용기의 양복 인생이 늘 순탄치만은 않았다. 기성복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맞춤 양복의 시대는 저물었다. 지금에야 자신만의 개성과 멋을 드러내는 데 투자를 아끼지 않는 남성들이 많아졌지만 당시에는 유행보다 철저한 재단형식에 맞춘 양복은 '구식'으로 치부돼 양복점 문을 닫을 수밖에 없었다고.

'남포동 닉 우스터'라는 별명을 얻게 된 건 그 이후였다. 젊음의 거리로 나가 요즘 사람들이 즐겨 입는 스타일이 무엇인지 분석하고 직접 입어보기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도 바뀌게 됐다. 머리카락과 수염은 하얗게 셌지만 그 누구보다 젊은 감각을 자랑하며 트렌드를 선도하는 옷을 짓는다.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사진=여용기 인스타그램


젊은이들만의 소통 수단으로만 여겨졌던 인스타그램 계정도 활발히 운영하며 트렌드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 그다. 인스타그램 주소 중 '용(YONG)'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YOUNG(젊은)'을 넣은 것 또한 그러한 의도를 담은 것처럼 느껴진다.

젊은 층의 입맛을 맞추면서도 40여년 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고집을 적절히 '믹스앤매치'하는 게 그만의 인기 비결 아닐까. '남포동 닉 우스터'를 넘어 이제 '세계 각 국의 여용기'가 등장하는 그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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