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가 귀신이냐"…실제 사건 다룬 '심야괴담회'에 비판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08.27 10:12  |  조회 7041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사진=MBC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사진=MBC
실제 사건을 괴담 소재로 다뤄온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심야괴담회'에서는 1990년 발생한 서울 송파구 세 모자 피살 사건을 다뤘다. 일가족이 칼에 찔린 채 주검으로 발견된 사건이었다.

당시 술취해 잠들었던 남편 옆에서는 피 묻은 칼이 발견됐다. 모든 정황이 남편이 범인이라 가리켰으나 진범은 거실에서 숨진 아내였다. 아들의 혈액형과 자신의 혈액형이 다르다는 이유로 남편의 의심을 받던 아내가 범행을 저질렀던 것.

안타까운 사연에 개그우먼 김숙과 그룹 업텐션 이진혁은 충격에 휩싸여 말을 잇지 못했다.

'심야괴담회'는 지난 12일과 19일 방송에서도 실화를 다뤘다. 20명을 살해한 연쇄살인범 유영철과 그 옆집에 살던 여성의 사연, 유치원생 19명과 인솔 강사 4명이 사망한 씨랜드 청소년 수련원 화재 참사를 소개했다.

그러나 오싹한 괴담을 소개하는 방송에 3주째 실화가 다뤄지자 '심야괴담회' 시청자 게시판에는 방송 내용을 지적하는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심야 괴담'이면 주제에 맞게 갔으면 한다. 실제 일어난 일들은 괴담이 아니라 사건"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실화 범죄는 유족들의 허락을 받고 방영하는 거냐"며 "출처가 불분명한 괴담을 재미 삼아 보는 프로그램에서 실화 범죄를 다룬다면 이야기거리로 전락한 피해자의 죽음과 고통에 유족들이 괴로워하지는 않을까 우려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지적의 목소리가 나왔다.

누리꾼들은 "실제 사건이 예능적으로 소비되어야하는지 모르겠다" "실제 사건을 방송에서 괴담, 귀신으로 연결 짓는 건 좀 그렇다" "내가 유가족이면 불쾌할 것 같다.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상처일텐데" "피해자들 귀신 취급한 게 문제" "괴담 섞어서 흥미거리로 만드는 건 좋지 않다"고 비판했다.

반면 "심각한 느낌으로 방송한 것 아니냐. 다른 예능 프로그램도 그렇게 한다" "나쁜 의도를 갖고 방송한 것도 아니고 가볍게 다룬 것도 아니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MBC '심야괴담회'는 시청자 투고 괴담을 읽어주는 신개념 스토리텔링 챌린지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밤 10시30분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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