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정 "치매 어머니 모셔 오자…밖으로 나돈 남편, 여친만 17명"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2.26 17:45  |  조회 3811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가수 이효정(63)이 신혼 초부터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면서 남편과 갈등을 빚었다고 털어놨다.

지난 24일 방송된 MBN 예능 프로그램 '속풀이쇼 동치미'에서는 '당신 언제까지 골골댈 거야?'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송에서 이효정은 "(남편이) 저한테 들킨 것만 15명이다. 그런데 (남편이) 돌아가시고 나서 또 두 사람이 발견됐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효정은 야간업소 13군데에서 일하도록 하고 돈 한 푼 주지 않았던 친언니의 압박에서 벗어나고자 한 남성과 도피성 결혼을 했다고 밝혔다.

4남 2녀 중 막내딸이었다는 이효정은 조현병이 있던 오빠 둘을 떠나보내고, 중풍성 치매 아버지를 돌본 데 이어 결혼 직후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모시게 됐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이 이를 싫어해 밖으로 나돌았다고 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이효정은 "남편은 공부도 많이 했다. 일본, 미국에서 유학하고 호화스럽게 산 사람이다. 어머니는 남루하고 시골 어머니, 초라한 어머니가 병들어서 오셨다. 콧물도 흘리고 소변, 대변도 아무 데나 질질 흘리니까 (남편이) 너무 싫어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효정은 "이 사람은 31살에 결혼했는데 바깥으로 막 돌았다. 야생마처럼 바깥에서 헬스하고 뽀빠이처럼 배에 '왕' 자 새기고 하루에 운동만 7~8시간 했다. 헬스장에 여자친구도 있고 남자친구도 있고 룰루랄라 지냈다"고 말했다.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사진=MBN '속풀이쇼 동치미' 방송 화면
이효정은 "어느 날 남편이 아팠는데 제가 보듬지도 않고 약도 안 지어주고 밥도 안 해줬다. 왜냐면 주변 여자들이 바리바리 인삼 가루 싸서 보내고 미숫가루 싸서 보내고 한약재 하는 여자가 있어서 약도 보냈다. '바깥에서 챙기는데 뭘. 많이 드셔라' 했다"고 아픈 남편을 방치한 이유를 설명했다.

"저는 효녀지만 남편한테는 못 한 아내였다"고 아내로서의 자신을 돌아본 이효정은 "어느 날 남편이 59세에 돌아가셨다"고 고백했다.

그는 "엄청난 일을 겪으면서 '그 사람만의 잘못이 아니었구나' 싶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까 내가 어린 나이에, 27세에 엄마를 끌어안고 내 생각만 하고 그 사람은 생각하지 않고, 아내 역할을 제대로 못 했더라"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지금 물고 뜯고 싸우려니 그 사람은 이미 고인이 됐다. 어머니도 12년 전에 잘 모셔드렸다"고 덧붙였다.

이효정은 어머니가 저한테 때로는 짐이었는데 우리 자식에게는 내가 그런 짐이 되는 엄마가 되고 싶지 않아서 슬퍼도 웃고 잘 먹고 운동하면서 열심히 살아내고 있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이효정은 1994년 1집 앨범 '새벽달'로 데뷔한 가수로, 치매에 걸린 어머니를 27년간 모신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 페이스북
  • 트위터
  • 프린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