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나가" 복싱 챔피언 출신 아빠의 지옥훈련…폭언에 손찌검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4.09.03 07:13  |  조회 18427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복싱 챔피언 부부' 남편이 아들에게 폭언을 쏟아내는 모습에 아내가 눈물을 쏟았다.

지난 2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에서는 두 아들을 교육하는 가치관이 달라 갈등하는 '스파링 부부'가 출연했다.

아내는 현 WBC 챔피언, 남편은 WBC(세계복싱평의회) 아시아 동양 챔피언, WBO(세계복싱기구) 챔피언 출신으로 현재 복싱체육관 관장으로 일하고 있었다. 두 사람은 체육관에서 만나 사랑이 싹텄고 '국내 최초' 복싱 챔피언 부부가 됐다.

두 사람의 아들 둘은 엘리트 선수로 복싱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챔피언 출신 아빠는 아들에게 지옥 같은 복싱 강습을 했고, 이를 반대하는 아내와 갈등을 빚어 이혼 위기라고 했다.

큰아들은 복싱으로 학생선수권 3등, 경남 체전 1등을 했으나 남편은 "그거 말고는 없다. 전국 대회를 우승해야 한다. 빨리 시작했으면 더 잘했을 건데 맨날 빈둥빈둥 놀다가 '나중에 하면 된다' '중학교 올라가서 하면 된다'고 하고, 엄마랑 있을 땐 맨날 휴대폰 보고만 있으니까 늦는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 지옥' 방송 화면

남편은 체육관원들에겐 한없이 상냥하고 천사같은 모습을 보였으나 아들 훈련 때는 돌변했다.

남편은 아들을 "야!"라고 부르며 날 선 말투로 지시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섀도 복싱을 하는 모습에 남편은 "움직여라. 야! 움직여. 거울만 보지 말고 움직이라고"라고 거칠게 지시했다.

남편은 미트 훈련 중 아들이 타이밍을 놓치자 손에 미트를 낀 채 아들 얼굴을 가격했다. 아들 안경이 휙 하고 날아가자 둘째 아들은 "안경 저 주세요"라며 형과 아빠 눈치를 살폈다. 스튜디오에서 이 모습을 지켜보던 MC 박지민은 "안경 날아갔다"며 충격에 빠졌다.

이후에도 남편은 아들이 원하는 만큼 속도를 내지 못하자 "(이렇게 느리면) 벌써 맞았다"며 다시 한 번 얼굴을 가격했다.

또한 아들이 자신의 공격을 막지 못하자 "XX야 못된 것만 배워서. 야, 까불지 마라. 장난 아니고 이딴 식으로 할 거면 운동 그만 둬라"라며 폭언을 쏟아냈다.

남편이 손을 움직이려는 모습에 아들은 또 맞는 줄 알고 움찔해 손으로 얼굴을 가렸고, 이 모습에 남편은 "손 안 내려?"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남편은 큰아들에게 유독 엄하게 하는 이유에 대해 "일반 관원들은 호신술, 체력단련, 다이어트 때문에 운동을 하지만 아들들은 전문적으로 복싱을 한다. 열심히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들은 "아빠는 못하면 바로 뭐라하시고 엄마는 못해도 괜찮다고 하신다. 처음에는 엄마 아빠한테 칭찬 많이 듣고 싶어서 복싱 시작했는데 재미는 살짝 없긴 한데 그렇게 말하면 아빠가 바로 '운동하지마!'라고 말씀 하신다. 저 중학교 2학년 때 운동 안 한다고 했다가 아빠가 집 나가라고 했다"고 고백해 충격을 안겼다.

아들의 인터뷰를 본 아내는 스튜디오에서 눈물을 펑펑 쏟았다.

이어진 영상에서 아내는 체육관을 찾아 두 아들을 만났다. 뒤늦게 심상치 않은 상황임을 알게 된 아내는 "컨디션 안 좋냐"며 아들의 상태를 물었다. 이때 둘째 아들이 조심스럽게 다가와 "아빠한테 혼나고 그래서 살짝"이라고 귀뜸했다.

상황을 뒤늦게 안 아내는 바로 남편에게 "왜 애를 때렸냐"고 추궁했다. 이에 놀란 둘째 아들은 "안 때렸다. 말해주면 안 되는데"라며 진땀을 흘렸다. 남편은 "크게 때린 것도 없다. 운동하는 거 봐라. 저게 섀도복싱 하는 거냐"라며 큰아들에 대한 잔소리를 쏟아냈다.

그러나 아내는 "얘도 얘 스타일이 있는데"라며 아들을 두둔했다.

이후 아내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아이들도 사춘기라 예민할 때다. 다른 사람들 앞에서 욕을 하니까 그러면 아이들이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하겠나. 아이들한테 더 잘해야겠다고 느낀 것도 아빠가 아이들한테 그렇게 다정다감하게 못하니까 나라도 그렇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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