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을 만드는 것은 '움직임의 건축'이다" - 피에르 발망

[스타일 톡<10>] 인체 형상과 몸의 움직임까지 고려한 아름다운 의상의 창조자

머니투데이 스타일M 배영윤 기자  |  2015.04.02 16:15  |  조회 12327
마음 속에 새겨놓으면 나의 스타일이 한층 업그레이드 된다. 과거와 현재의 스타일을 창조한 크리에이터들의 명언들을 소개한다. 머니투데이 패션·뷰티사이트 '스타일M'과 함께 나누는 스타일 톡(TALK)!
/사진=피에르 발망
/사진=피에르 발망
"Dressmaking is the architecture of movement" - Pierre Balmain (1914~1982)

세상의 주목을 받는 크리에이터들은 어디서 영감을 받을까. 획기적인 아이디어는 같은 분야가 아닌 전혀 다른 분야의 관점에서 생각할 때 나타나곤 한다. 건축과 패션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하지 않았던 패션 디자이너 피에르 발망. 그의 의상들이 당대는 물론 현재까지도 높이 평가받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발망은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어머니와 이모들이 운영하는 부티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며 쿠튀리에(여성복 디자이너)의 꿈을 키웠지만 정작 그의 부모님은 발망이 디자이너가 아닌 군의관이 되길 바랐다. 부모님의 뜻을 완전히 꺾지 못한 그는 패션이 아닌 건축을 공부하겠다는 전제 하에 '에콜 데 보자르(Ecole des Beaux Arts, 국립미술학교)'에 입학하면서 '패션의 도시' 파리에 입성했다.

건축학도였던 발망은 건물 설계도보다 의상 스케치를 더 많이 그렸다. 학창시절 그가 그렸던 수많은 스케치 중 몇 점이 전문 디자이너의 눈에 띄어 제품화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발맹은 본격적인 패션 디자이너의 세계로 들어갔다. 보조 디자이너부터 시작해 당시 파리의상조합 협회 회장이었던 뤼시엥 를롱의 패션 하우스를 거쳐 자신만의 패션 하우스를 내기까지 그는 여성스럽고 우아한 그만의 디자인을 구축해나갔다.

그는 "의상을 만드는 것은 움직임의 건축이다"라는 문구를 가장 좋아했다. 건축학도 출신답게 종종 패션과 건축을 비교하곤 했다. 그는 어떤 재료를 갖고 완성된 작품을 표현한다는 측면에서 건축가와 디자이너 모두 '미(美)의 창조자'라고 했다. 하지만 고정된 장소 위에 건물을 만드는 건축과 달리 옷은 움직이는 사람에게 입혀지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변화를 거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듯 디자인은 물론 인체의 형태와 움직임, 훌륭한 소재의 선택 등을 모두 고려한 옷이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다는 것을 발망의 의상들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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