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범학 "이혼 후 딸 향한 죄책감…양육비 못 줄 월급에 후회도"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3.31 07:42  |  조회 5243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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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범학이 이혼 당시 피폐했던 삶을 돌아봤다.

지난 30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는 노래 '이별 아닌 이별'로 얼굴을 알렸던 이범학의 근황이 공개됐다.

이날 이범학은 "현재 아내와 함께 칼국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내와 이범학은 공연 기획사 대표와 초대가수로 만났다고.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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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학은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전처와) 성격 차이로 헤어졌다"며 "혼자 나와서 피골이 상접해 맨날 술만 마셨다. 그때 제일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틈에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 이 사람은 그때 공연 기획사 대표로 우아하게 살고 있었을 때"라고 떠올렸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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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학은 이혼 후 딸에게 죄책감이 컸다고 털어놨다. 어른들의 문제로 아무 잘못 없는 딸에게 상처를 준 것 같아 자책했다고.

이에 이범학은 20년 만에 새 앨범을 내고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소속사 사장의 집에서 숙식하며 처음으로 트로트에 도전했다. 노래를 부르면서도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았지만 물러설 곳이 없었던 그는 가리지 않고 노래를 불렀다.

이범학은 "몇 날 며칠을 아이 생각하면서 많이 울었다. 아이가 너무 보고 싶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열심히 이렇게 뛰면 아이한테 좀 더 뭘 보낼 수도 있고. 그렇게 생각했는데 점점 안 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물방울 무늬 옷, 반짝이 옷 입고 몇 달을 다니는데 아이 양육비도 못 줄 정도의 월급을 받는 거다. 담배 한 갑을 사도 허락을 받고 사야 했다. 그래서 '내가 또 바보 같은 짓을 했구나' 싶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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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결국 소속사에서 뛰쳐나와 혼자 활동을 시작했고, 그러다 지금의 아내를 만나게 됐다고 했다.

이범학은 "(아내는) 초혼이고 나이 차이도 많이 나고, (나는) 아이도 딸려 있고, 금전적으로 가진 것도 없지, 통상적인 남편의 조건엔 부합이 안 되지 않냐"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나 아내는 "제가 많이 좋아했다. 그때는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이었다. 빨리 안 들어가고 싶은데 데려다 주고 그랬다. 일단은 남편이 혼자였지 않나. 그런 선택도 사랑하니까, 사랑했으니까 만났다"고 말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사진=MBN '특종세상' 방송 화면

두 사람은 아이 대신 반려묘 두 마리를 자식처럼 키우고 있었다.

이범학은 "만나지 얼마 안 돼서 제가 엄포를 놨다. (전 아내와 낳은) 아이한테 소위 배다른 동생을 만들고 싶지 않다고 했다"며 "내 입장만 생각한 거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말을 들은 아내의 심정이 어땠을까 싶어 아내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제가 먼저 하늘나라로 가면 이 사람은 남겨진 게 아무것도 없지 않냐"며 미안해했다. 그러면서 이범학은 "난 오래 살 거다. (아내에게) 어느 정도는 갚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범학은 1991년 그룹 '이색지대'로 데뷔해 이후 '이별 아닌 이별'로 솔로 활동을 하며 MBC 10대 신인상을 받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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