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섣부른 신고 뼈아프게 후회…아이 비난 멈춰달라"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3.08.02 17:43  |  조회 4217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주호민이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담당한 특수교사를 고소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2차 입장을 밝혔다.

주호민은 2일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장문의 2차 입장문을 공개했다.

먼저 주호민은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사과했다.

그는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주호민은 "계속 쏟아지는 보도와 여러 말들에 대한 저희 생각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 1일 만남을 청했다.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는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주면 내용을 확인한 후 만남을 결정하겠다고 하셨다.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힌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아이의 상태, 성교육 강사 요구, 녹음, 5명의 변호사 상담, 분리 요구 대신 고소를 택한 이유, 고소 이후 상황, 재판 상황, 전학을 선택한 이유, 현재의 제도에 대한 문제점 등에 대해 입장을 상세하게 밝혔다.



"딱 하루 녹음기 넣어 보내…훈육 의도 아닌 감정적인 말 충격"


주호민은 특수교사와 아들 간 대화를 녹음하게 된 경위에 대해 "이상행동이 계속돼 딱 하루 녹음기를 가방에 넣어서 보냈고, 불안 증세를 일으키는 어떤 외부요인이 있는지 확인을 했는데 그 하루 동안의 녹음에서 충격을 가누기 어려운 말들을 듣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아이의 부적절한 행동을 교정하려 노력했고, 그러면 다시 일반학급에도 갈 수 있다고 가르쳐왔던 저희는 교사가 아이에게 너는 아예 돌아갈 수 없다, 친구들과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하는 말도 가슴 아팠지만 그것이 이 행동을 교정하면 돌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엄하게 가르쳐 훈육하려는 의도의 어조가 아닌, 다분히 감정적으로 너는 못 가라며 단정하는 것이어서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힘들었던 대목은 아이에게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를 반복적으로 말하는 부분이었다. 녹음 속에서 아이는 침묵하거나 반사적으로 '네'를 반복하며 그 말들을 받아내고 있었다. 비로소 아이의 이상행동들이 이해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학대다 아니다 하는 생각 이전에 아이를 감정적으로 대하는 게 분명하게 느껴지는 교사에게, 더구나 특수학급이라는 상황에서 계속 보낸다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고 했다.

녹음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는 "재판에 들어가게 되었으니 증거로서만 사용하고 공중에 공개하지 않는 것이 우리 사회의 원칙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용이 없으니 공개하지 않는 것 아니냐는 비난, 사실관계가 궁금하니 녹음을 공개하라는 요구들이 있었다"면서도 "무엇보다 이 사건이 더 커지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아무것도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견뎠다"고 설명했다.



"섣불렀고 어리석었다…아이 신상 여과 없이 공개, 멈춰달라"


주호민은 분리 요구 대신 특수교사를 상대로 고소를 진행한 것에 대해 "모두 뼈아프게 후회한다. 지나고 나면 보이는 일들이 오직 아이의 안정만 생각하며 서 있던 사건의 복판에서는 보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그는 "특수학급 부모님들과 이 과정을 의논해야 했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날의 녹음 속에는 저희 아이 외에 다른 아이를 향한 감정적 비난의 말도 담겨있었지만 녹취를 3자에게 공개하는 것은 위법이라는 말도 들었고, 이를 공개하면서 무언가를 하면 학부모들이 교사를 몰아내는 모양이 될 것 같고, 저희는 그런 걸 원한 게 아니었기 때문에 그러한 사정들로 인해 말을 할 수 없었다. 확대시키지 않고 저희 문제만 빨리 해결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부모님들과 사건을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았어야 했는데 섣불렀고 어리석었다"고 뉘우쳤다.

그러면서 "교육의 공백이 길어지면서 다른 부모님과 아이들에게 많이 힘든 상황이 벌어졌다. 이에 대한 분노와 원망은 당연한 것이라 저희가 달게 받아들이고 있다. 아이들과 부모님들께 정말 죄송하다. 서로 의지하던 사이인 부모님들과 상의하지 못한 점 정말 죄송하다. 앞으로도 계속 사죄드리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또 주호민은 "며칠 동안 저희 아이의 신상이나 증상들이 무차별적으로 여과 없이 공개가 되고, 열 살짜리 자폐 아이를 성추행범이라고 칭하거나, 본능에 따른 행위를 하는 동물처럼 묘사하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TV 화면에는 저희 아이의 행동을 두고 선정적인 자막을 달아 내보낸다. 부모로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저에 대한 자극적 보도는 감내할 수 있지만 이것만은 멈춰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아이 관련 행위에 책임 물으려던 것, 특수교사 향한 것 아냐"


마지막으로 주호민은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상대방 선생님이 특수교사로서 살아온 삶 모두를 부정하는 것도 아니다. 저희는 장애 아동을 양육하는 부모로서 누구보다 특수교사들의 헌신과 노력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분에 넘치는 배려와 사랑 속에서 우리 아이가 보호받았고 지금도 아이의 상태를 우선 걱정해 주는 선생님들이 계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수교사는 아니지만 아이가 속한 일반학급의 담임선생님께서도 저희 아이가 사건 후 다른 아이들과 잘 지낼 수 있도록 끝까지 애써주셨다. 너무나 고맙고 죄송하다. 선생님들의 고충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점 고통 속에 반성하고 있다. 살면서 갚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주호민은 "어떠한 해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만큼 분노가 깊은 상황에서 저희의 이야기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짐작도 할 수 없고 두려운 마음"이라면서도 "물으시는 것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답하겠다. 다 하지 못한 이야기와 여전히 필요한 이야기가 있다면 앞으로 계속 성실하게 답변드리겠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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