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경찰, 이선균 사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1.17 05:00  |  조회 165284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고(故) 이선균을 향한 강압 수사 의혹에 전문가들이 입을 열었다.

16일 방송된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서는 '70일, 고(故) 이선균 배우의 마지막 시간'이라는 제목의 특집을 진행했다.

'PD수첩'은 마약 전과가 있던 유흥업소 실장 김씨에 대한 첫 경찰 조사가 끝나고 3시간도 안 돼 이선균의 마약 내사 중이라는 기사가 최초로 보도된 것을 지적했다. 백민 변호사는 "이 사건은 입건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관련자 진술이 언론에 알려졌다.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대한 3차 피의자 신문에서 김씨는 이선균이 언제 마약을 투약했는지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다. 이에 경찰은 이선균의 일정을 알려주며 답변을 돕는 듯한 정황을 보이기도 했다. 김씨가 이선균의 투약일을 특정했지만 CCTV 결과 날짜가 맞지 않았다. 그러나 이선균은 피의자로 입건됐다.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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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균은 소변 간이 검사, 모발 정밀 검사에서 음성 판정받았다. 그런데도 경찰은 수사를 계속 이어가 강압 수사를 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 가운데 일각에서는 경찰이 이선균의 사건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지드래곤의 불송치 때문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우석대학교 경찰행정학과 배상훈 교수는 "지드래곤이 불송치되면서 경찰 입장에서는 난감했을 거다. 지드래곤이라는 진짜 스타를 수사했는데 아무것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마약 수사 검사 출신 배한진 변호사 역시 "같이 수사서상에 올랐던 권지용이 불송치가 나와 압박이 됐을 거다. 과잉 수사로 비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선균은 마약 음성 결과에도 경찰에 3차로 소환됐다. 이선균은 3차 소환 당시 비공개 출석을 요구했으나 경찰은 이를 거부했다.

백민 변호사는 "원래 수사는 기밀로 해야 정상이다. 보여주기 수사를 하는 이유는 여론을 통해서 수사 당사자를 압박하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수사기관 내부에 부족한 증거를 여론몰이해 이 사람은 범죄자가 맞다는 낙인을 찍고 자백하게끔 만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했다.

/사진=MBC 'PD수첩'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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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김태경 교수는 이선균의 3차례 공개 소환 조사로 느꼈을 심리적 압박에 대해 "이 사람이 계속 '성실하게', '진솔하게'라는 단어를 쓴다. 이 안에서 자신의 진정성이 드러날 거란 기대를 한 거 같다. 3차 조사 이후에는 그러지 못할 거라는 불안이 굉장히 강도 높게, 확 고조되어있다"라고 분석했다.

19시간의 강도 높은 조사 후 이선균은 취재진에게 "오래 기다리게 해 미안하다"라는 말을 한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그 메시지만큼은 언론들에 대한 두려움에 기반해서 나온 말일 수도 있다. 언론이 이 사람에게 얼마나 가혹했는지는 본인이 모를 가능성이 없다"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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