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활활, 룸메이트가 날 가둬" 온몸에 붕대 '돌돌'…전신화상 中청년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4.22 14:07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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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20대 청년이 룸메이트에 의해 전신 90%에 화상을 입는 사고를 당했다. /사진=SCMP, 넷이즈닷컴 |
2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후베이성에서 한 청년이 룸메이트의 부주의로 인한 전기자전거 배터리 폭발 사고로 인해 전신 90%에 화상을 입는 사고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피해자 두쥔하오는 우한 시립대학교 3학년 재학 중이던 지난해 여름 룸메이트인 리자준과 함께 아파트를 임대했다. 리자쥔은 배달 아르바이트를 위해 매달 300위안(한화 약 5만5800원)에 전기자전거를 대여해 사용 중이었다. 그는 평소 두쥔하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내에서 배터리를 충전해왔다.
결국 참사가 벌어졌다. 새벽 6시경 배터리에 불이 붙어 유독가스가 뿜어져 나온 것. 현관문 가까이에 자고 있던 리자쥔은 불길을 감지하고 급히 탈출했다. 복도 CCTV에는 그가 소화기를 가지러 간 뒤 되돌아와 방 안에 두쥔하오가 있는 걸 알면서도 문을 닫는 장면이 포착됐다.
문이 자동으로 잠기면서 두쥔하오는 약 30초간 화염 속에 갇혔다. 결국 신체 90%에 화상을 입은 두쥔하오는 왼손 손가락 두 개를 절단해야 했고 10개월 동안 12차례의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두쥔하오의 아버지는 다섯 차례나 수술을 통해 아들에게 피부를 기증했다.
치료비와 생계비 등으로 쓴 금액은 280만위안(약 5억4000만원)이었다. 두쥔하오 가족은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260만위안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두쥔하오 측은 리자쥔을 고소해 법정에 세웠으나 리자쥔의 가족 측은 경제적 어려움을 들며 1만위안(약 194만원) 만을 보상금으로 냈다.
두쥔하오 가족은 리자준과 집주인, 전기자전거 배터리 제조사 등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섰으나 별다른 성과는 없는 상황이다. 리자쥔은 상해 혐의로 구금돼 중국 법에 따라 최대 3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두쥔하오는 현재 중국 흉터 치료센터에서 치료 중이며 최근 정서적 안정을 위해 반려견을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봄 대학에서 졸업 사진을 찍는 것이 소망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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