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故오요안나 사과' 말로만?…날씨 방송 그대로, 하차 NO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5.05.20 15:42  |  조회 1365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진=고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한 뒤 지난해 9월 세상을 떠난 기상캐스터 고(故) 오요안나. /사진=고 오요안나 인스타그램
MBC가 자사 기상캐스터였던 고(故) 오요안나씨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조사 결과를 보도하며 유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가해자로 지목됐던 기상캐스터들은 별다른 조처없이 계속해서 날씨 방송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19일 MBC 뉴스데스크는 "문화방송은 고 오요안나씨에 대한 괴롭힘 행위가 있었다는 고용노동부의 판단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 고 오요안나씨의 안타까운 일에 대해 유족들께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프리랜서들의 근로자성 판단에 대해선 법적 검토를 거쳐 조속한 시일 내에 합당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20일 MBC '뉴스데스크' 'MBC 뉴스'에는 오씨의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연루된 인물인 기상캐스터 김가영, 이현승 등이 그대로 날씨 진행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함께 가해자로 지목됐던 최아리 역시 전날까지 날씨를 진행했고 박하명은 16일까지 진행했다.

김가영은 주요 가해자로 지목되지는 않았으나 비난 여론이 일자 출연 중이던 라디오와 예능에서 하차했다. 다만 뉴스에는 나머지 3인과 함께 계속해서 날씨 진행을 맡았다.

지난 19일과 20일 MBC 뉴스 날씨 진행 기상캐스터 김가영 최아리 이현승 /사진=MBC 유튜브 갈무
지난 19일과 20일 MBC 뉴스 날씨 진행 기상캐스터 김가영 최아리 이현승 /사진=MBC 유튜브 갈무
시청자들의 반발이 일어남에도 MBC는 댓글창을 폐쇄하고 해당 캐스터들의 방송을 강행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해당 캐스터들이 본인들의 업무를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해 9월 오씨가 세상을 떠난 뒤 올해 초 고인의 휴대폰에서 원고지 17장 분량의 유서 등이 발견됐던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유서에는 고인이 동료들에게 생전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가해자 4명 실명이 특정됐으며, 유족은 이 중 1명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사건과 관련 지난 19일 고용노동부는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한 결과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고 결론을 내렸다. 다만 고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기 어려워 근로기준법에 있는 직장 내 괴롭힘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유족 측은 기자회견을 열고 "MBC가 시키는 대로 일했는데 MBC의 노동자가 아니라고 한다. 고용노동부는 MBC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이런 결정을 한 것이냐. 유족 가슴에 대못을 박는 결정"이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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