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설강화' 강행하는 이유, '공산당 미화' 후속작 때문?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1.12.22 15:31  |  조회 9119
JTBC 드라마 '설강화'에 출연하는 그룹 블랙핑크 지수, 배우 정해인/사진제공=JTBC
JTBC 드라마 '설강화'에 출연하는 그룹 블랙핑크 지수, 배우 정해인/사진제공=JTBC

JTBC가 민주화 운동 폄훼와 안기부 미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토일드라마 '설강화'의 방영을 계속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후속작인 새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공산당 미화 논란에 휩싸였다.

드라마 '설강화'는 지난 18일 첫 방송된 이후 바로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 청원글이 올라오는 등 시청자들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청와대에 '설강화'의 방영 중단을 요구하는 글을 올린 청원인은 "한국은 엄연한 민주주의 국가다. 노력 없이 이뤄진 것이 아닌, 결백한 다수의 고통과 희생을 통해 쟁취한 것"이라며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하는 드라마의 방영은 당연히 중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국민 청원의 동의 수는 22일 오전 기준 33만 명을 돌파했다

그러나 JTBC 측은 지난 21일 "'역사 왜곡'과 '민주화 운동 폄훼' 우려는 향후 드라마 전개 과정에서 오해의 대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며 '설강화'를 계속 방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포스터/사진제공=JTBC
JTBC 토일드라마 '설강화' 포스터/사진제공=JTBC

상황이 이렇게 되자 JTBC가 '설강화'를 폐지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다.

한 누리꾼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JTBC와 디즈니 플러스의 스트리밍 계약을 언급하며 "디즈니 플러스와 JTBC가 '설강화'를 포기하면 선례가 생겨 JTBC 후속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설강화'에 대한 강한 비판 여론에도 JTBC가 꿋꿋이 방영을 이어가는 것이 시진핑 정부를 선전한다는 의혹을 받는 작품을 원작으로 하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를 방영하기 위한 명분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JTBC 방영 예정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출연하는 배우 한석규, 정유미/사진=머니투데이 DB
JTBC 방영 예정 드라마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출연하는 배우 한석규, 정유미/사진=머니투데이 DB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이미 공산당 미화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의 원작인 중국 인기 작가 쯔진천의 소설 '동트기 힘든 긴 밤'(長夜難明·장야난명)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홍보하는 내용을 담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책이 출간됐을 당시 중국 정부가 이를 적극 홍보했다는 이유를 들어 '시진핑 정부 선전 소설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실제 당시 중국 공산당 산하 검찰일보의 공식 웨이보를 비롯해 각 지역 공산당 산하 기관에서는 출간 축하글과 홍보글이 올라왔다.

공산당 미화 의혹과 함께 원작자 쯔진천이 홍콩 민주화 운동가들을 폄훼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쯔진천은 2019년 홍콩 민주화 운동가에 대해 "제대로 된 직업이 없고, 게으르고 빈둥거리다 어느날 갑자기 자신이 혁명가가 되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이라는 비난조의 글을 써 논란이 됐다.

국내에서는 논란이 있는 중국 원작을 드라마화 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역사 왜곡 및 동북공정의 빌미를 제공한다는 이유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가 폐지됐던 지난 3월, 누리꾼들은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에 대해 "굳이 중국 원작을 드라마화 해야 하냐", "문제 작품을 왜 굳이 각색해야 하냐", "국내에도 좋은 작품들 많은데 중국 작품 왜 사는 거냐" 등의 날 선 반응을 보였었다.

이같은 논란은 JTBC가 '설강화' 방영을 강행하며 재점화됐다.

배우 한석규, 정유미, 이희준 등이 출연하는 '아침이 밝아올 때까지'는 현재 8부까지 촬영을 마친 후 촬영을 잠정 중단했다. 2022년 상반기 방영을 목표로 준비 중이나 편성 일정은 아직 확실치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누리꾼들은 "이번에 한 번 못 막으면 이런 일이 계속 터질 것"이라며 불매에 나서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설강화'는 광고 협찬사들이 줄줄이 광고 중단 조치를 취하고 나선 데 이어 JTBC와 '설강화' 제작진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고발되는 등 비판 여론이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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