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약 섞였다더니…'약물 퀸' 러시아 발리예바, 56종 칵테일 도핑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03.15 17:29  |  조회 3630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AFPBBNews=뉴스1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AFPBBNews=뉴스1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기간 중 도핑 규정 위반으로 선수 자격을 정지당한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17)가 만 13세부터 15세까지 56가지나 되는 약물을 투여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지난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판결문을 인용하며 "(러시아대표팀) 주치의 3명이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2년 동안 발리예바에게 심장약과 근육강화제, 경기력 향상제 등을 칵테일처럼 섞어 투여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발리예바가 양성 반응을 보인 약물 목록에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엑디스테론, 폐활량을 개선하는 하이폭센, 지방을 에너지로 만드는 L-카르니틴, 근력을 향상시키는 아미노산 보충제인 크레아틴 등이 포함됐다.

발리예바는 "심장약을 먹는 할아버지가 알약을 으깨려고 사용했던 도마에서 준비한 디저트용 딸기 때문에 약물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의료진은 "발리예바가 14세 때 심장병 진단을 받아 심장약을 복용했다. 도핑 양성 반응 물질은 치료제 혼합물의 일부"라고 일관되지 않은 주장을 펼쳤다. 결국 CAS는 두 의견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세계반도핑기구(WADA) 올리비에 니글리 사무총장은 "발리예바가 약물 투여를 주도한 어른들을 보호하기 위해 희생됐다"고 말했다.

발리예바의 의료진 3명 중 한 명인 필리프 슈베츠 박사는 2007년 러시아 조정 대표팀의 팀 주치의로 활동하며 선수들에게 금지 약물을 투여한 혐의를 받은 바 있다. 당시 그는 2년간 자격 정지 처분받았다.

발리예바는 이번 도핑 논란으로 선수 자격을 박탈당하는 징계를 받았으나 의료진 중 누구도 별다른 징계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AFPBBNews=뉴스1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피겨스케이팅 선수 카밀라 발리예바 /AFPBBNews=뉴스1
발리예바는 2022년 2월에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경기를 앞두고 소변 샘플에서 금지 약물인 트리메타지딘이 검출되면서 파문을 일으켰다.

그런데도 경기 후 발리예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으로부터 "금지된 물질이나 부정적인 방법으로 달성할 수 없는 완벽한 경기"라는 극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WADA가 2022년 11월 CAS에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와 발리예바를 제소했고, 이에 CAS는 지난 1월 발리예바에게 4년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초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에서 1위에 올랐던 러시아는 발리예바의 점수가 모두 0점 처리되면서 3위로 떨어져 금메달이 아닌 동메달을 받게 됐다.

이에 러시아 측은 발리예바의 금지약물 복용에 따른 징계안에 대해 항소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의 메달을 박탈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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