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유학생 살린 '엄마' 버스기사…"내 딸 같아" 병원비까지 내줬다

머니투데이 이은 기자  |  2025.04.25 21:10  |  조회 1100
한국 버스기사 이시영(54)씨가 버스 안에서 쓰러진 중국 유학생을 급히 병원으로 데려가 목숨을 구하고, 병원비까지 내준 미담이 전해졌다. /사진=단국대학교
한국 버스기사 이시영(54)씨가 버스 안에서 쓰러진 중국 유학생을 급히 병원으로 데려가 목숨을 구하고, 병원비까지 내준 미담이 전해졌다. /사진=단국대학교
한국의 한 버스 기사가 의식을 잃고 쓰러진 중국 유학생을 병원으로 급히 데려가 목숨을 구하고, 병원비까지 내준 미담이 전해졌다.

2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경기 용인에서 근무하는 버스 기사 이시영(54) 씨는 지난 21일 버스에 탑승한 중국 유학생이 얼굴이 창백해지고 식은땀을 흘리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다른 승객들의 허락을 구한 뒤 버스를 몰고 인근 병원으로 향했다.

3분 만에 병원에 도착한 이씨는 자신보다 키가 10㎝나 큰 유학생을 등에 업고 병원 4층까지 올라갔다. 유학생은 치료 2시간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의료진은 "환자가 며칠 동안 아무것도 먹지 않아 저혈압으로 기절했다"며 "상태가 위중했기에 운전기사의 빠른 조치가 없었다면 사망할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심지어 유학생의 병원비까지 대신 내줬다. 대학생인 딸 둘을 두고 있다는 이씨는 "내 딸들이 어느 날 갑자기 기절하고 이렇게 쓰러질 수도 있다"며 "마치 내가 그 학생 엄마인 것처럼 주저하지 않고 업었다"고 했다.

유학생은 "외국에서 기사님처럼 친절한 사람을 만나 천만다행"이라며 감동한 마음과 함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며칠 후 이씨는 유학생의 가족에게 중국어와 한국어로 "위태로웠던 제 생명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적힌 붉은 깃발을 선물 받았다. 중국에서는 감사의 표시로 붉은 깃발을 선물하는 것이 관례다. 우리나라의 감사패나 표창장 같은 의미가 담겼다.

이씨는 선물을 받고 "너무 귀한 학생"을 구했다는 생각에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사건 당시 버스에 타고 있던 단국대 학생들도 유학생을 구하는 데 도움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정말 아름답고 친절한 버스 기사다", "사랑과 친절에는 국경이 없다. 이 버스 운전사에게 행운이 있기를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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