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통 착륙' 시도하다 '무안공항 참사'…해외 사고는 어땠나
머니투데이 마아라 기자 | 2024.12.29 17:19 | 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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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사고가 난 항공기는 방콕발 제주항공 2216편으로, 랜딩기어 고장으로 동체 착륙하던 중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소방당국은 긴급 브리핑을 열고 "여객기에 탑승한 181명 중 구조자 2명을 제외한 인원이 모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총력을 다해 수습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뉴스1 |
가장 큰 인명 피해를 낸 국내 항공사의 추락사고는 1997년 괌 공항에서 있었던 대한항공 여객기 사고다. 착륙 도중 언덕에 충돌하면서 228명이 숨지고 26명이 중상을 입었다.
국내에서 벌어진 사고도 있다. 1993년 목포공항에 접근 중이던 아시아나항공 여객기가 3차례 착륙 시도가 무산된 뒤 전남 해남군 운거산에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로 106명 중 66명이 사망하고 44명이 다쳤다. 이듬해에는 대한항공 항공기가 제주공항에 착륙 중 담에 충돌해 90명이 부상을 입었다.
최근 10년 사이 발생한 사고 중에는 2013년 아시아나항공 214편이 미국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활주로에 착륙하던 중 방파제에 추돌한 사고가 많은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줬다. 당시 중국인 여학생 3명이 숨지고 174명이 다쳤다.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여객기가 추락해 소방대원들이 사고 수습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
동체 착륙은 여객기가 착륙하기 위해 반드시 작동해야 하는 착륙 장치(랜딩 기어)가 나오지 않아 몸통으로 착륙하는 방식이다. 앞바퀴나 뒷바퀴 등 일부만 작동해 기체가 땅에 닿는 방식도 포함한다.
동체 착륙 사례는 국내외에서 찾아볼 수 있다. 그러나 이날 사고처럼 대형 참사로 이어진 경우는 드물다.
1991년 6월13일에는 대한항공 소속 여객기가 대구공항에서 랜딩 기어를 내리지 않고 동체 착륙했다. 탑승자 126명 중 사망자는 없었고 부상자만 일부 발생했다. 당시 해당 기종인 보잉 727은 날개가 아닌 동체 후미에 엔진이 달려 있어 기체 하부 바닥이 긁히는 것 외에 기체 파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왔다.
2002년에는 한국 관광객 등 47명을 태운 필리핀 항공기가 랜딩기어 작동불능으로 마닐라 공항에 동체 착륙하는 사건이 있었다. 2007년 3월 60명을 태운 아나항공(전일본공수)의 항공기는 일본 고치공항에 착륙하던 중 뒷바퀴만 나와 비행기 앞부분(기수)으로 동체 착륙했다. 위 사고들은 모두 승객과 승무원, 조종사가 무사했다.
무안항공 여객기 사고와 같이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동체 착륙한 사례도 있다. 조류 충돌은 새가 항공기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 엔진 날개에 고장을 일으켜 항공기의 정상 작동이 어려운 경우를 말한다.
2019년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에서 우명랄항공 소속 여객기가 새 떼와 충돌해 동체 착륙을 시도했다. 당시 사고로 탑승객 234여명 중 70여명이 부상했으나 사망자는 없었다.
2022년 1월 국내에서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에프(F)-35A 바퀴가 펴지지 않아 서산기지에 동체로 착륙한 일도 있다. 당시 조종사는 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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